고혈압에 관한 이야기.

1.고혈압이란 무엇인가?
고혈압은 혈관 내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합니다. 혈압은 ‘수축기혈압(상단 수치)/이완기혈압(하단 수치) mmHg’로 표기하며, 혈압이 높아지면 심장과 혈관에 부담이 커져 심근경색, 뇌졸중, 신부전 등 심뇌혈관계 합병증 위험이 증가합니다.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기도 합니다. 

 

2.정의와 진단 기준(가이드라인 차이)
대한고혈압학회 등 많은 국가 가이드라인은 수축기 ≥140 mmHg 또는 이완기 ≥90 mmHg을 고혈압으로 정의합니다. 반면 미국의 일부 권고(ACC/AHA 등)는 예방적 관점에서 기준을 낮춰 ≥130/80 mmHg을 고혈압(또는 고혈압 단계)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가이드라인마다 진단과 치료 시작 시점, 목표 혈압이 다르므로 개인의 연령·동반질환·심혈관 위험도에 따라 의사와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우리나라 유병률과 관리 현황
한국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성인 약 30%(약 1,300만 명) 수준이 고혈압을 가지고 있으며(연령에 따라 증가), 인지·치료·조절률은 지속 개선되어 왔습니다. 다만 젊은층에서는 인지와 치료율이 낮아 조기 발견과 일상 관리가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약물 처방 패턴과 관리 현황에 관한 통계는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및 건강보험 빅데이터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4.원인: 일차성 vs 이차성
대부분의 고혈압은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일차성(본태성)**이며, 유전·나이·비만·염분 과다·음주·스트레스·운동 부족 등이 촉발 요인입니다. 소수는 신장 질환, 내분비 질환(예: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약물(일부 소염진통제 등)이나 신생물로 인한 이차성 고혈압으로, 비교적 젊고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거나 약을 써도 조절되지 않을 때 의심합니다.

5.증상과 합병증
대부분 무증상이나, 매우 높은 혈압(예: 180/120 mmHg 이상)일 때 두통, 흉통, 호흡곤란, 시야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치료하지 않은 고혈압은 장기적으로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심부전, 말기 신부전, 시력 손상, 혈관성 치매 위험을 높입니다. 혈압을 낮추면 심근경색·뇌졸중·심부전·사망률을 유의하게 줄일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6.예방과 생활습관(약물보다 먼저 시작할 수 있는 것들)
생활습관 개선은 예방과 치료의 핵심입니다. 권장되는 방법은 소금(나트륨) 섭취 줄이기(하루 2g 이하 권장 권고도 있음), 과일·채소 중심의 식사(DASH 식단 유사), 규칙적 유산소 운동(주당 최소 150분의 중등도 운동 권장), 정상 체중 유지, 절주, 금연,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등입니다. 이러한 비약물적 접근만으로도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 위험을 줄일 수 있으나, 많은 환자는 결국 약물치료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7.약물치료의 원칙(주요 약제군)
혈압 조절이 필요하면 의사는 보통 ACE 억제제(또는 ARB), 칼슘채널차단제(CCB), 이뇨제(티아지드계), 베타차단제 등에서 환자 상태에 맞는 약을 선택합니다. 단일제 또는 두 가지 이상의 병용요법이 사용되며, 당뇨·만성신장병 등 동반질환이 있으면 약제 선택과 목표혈압이 달라집니다. 약은 꾸준히 복용하고 주기적으로 혈압을 확인해야 효과적입니다.

 

8.자가혈압측정과 병원 방문 시기
병원 진료 시 한 번 측정한 혈압만으로 진단하기보다 여러 차례 측정하거나 가정혈압·활동혈압(ambulatory BP) 측정을 권장합니다(화이트코트 고혈압·마스킹 고혈압 감별). 평소 가정용 자동 혈압계로 아침·저녁 규칙적으로 측정해 기록해 두면 치료 결정과 추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증상이 있거나 약을 바꿀 때, 목표 도달 여부를 확인할 때는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9.마무리: 핵심 메시지
고혈압은 흔하지만 조기 발견·적절한 생활습관 개선·필요 시 약물치료로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관리 가능한 질환입니다. 특히 젊은층에서도 생활습관으로 예방이 가능하므로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평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의심되면 가까운 병의원에서 정확한 검사와 개인별 치료 계획을 세우세요.